고배당 전략을 9년으로 돌려봤다 — 성적은 최고였고 전략은 폐기했다

기준일 2026-08-15검증 구간 2011-2019행출처 KRX 일별 시세 · DART · 자체 백테스트 엔진

요약

  • 배당수익률 하나만 보고 상위 20종목을 매달 갈아타는 전략을 2011~2019년으로 돌렸더니 연복리 13.87%가 나왔어요. 같은 기간 코스피는 0.60%였고요.
  • 이 성적은 이 프로젝트에서 만든 전략 가운데 가장 좋았어요. 그런데도 전략은 폐기했어요.
  • 폐기한 이유는 성적이 아니라 고칠 방법이 없어서였어요. 손볼 수 있는 값이 두 개 있었는데 각각 다른 규칙에 막혀 있었거든요.

무엇을 어떻게 돌렸나

검증 대상은 다섯 번째로 시도한 전략 계열이에요. 앞선 네 번의 시도를 거치며 종목 고르는 기준으로 쓸 만한 지표가 하나만 남았어요.

지표상위 종목의 초과수익판정
12개월 모멘텀−0.834%p탈락
저변동성+0.160%p (t=0.52)탈락
저PER−0.244%p탈락
저PBR−0.141%p탈락
수익성(ROE)−0.754%p (t=−2.29)탈락
배당수익률+0.520~0.827%p (t 2.16~2.95)유일 통과
지표별 상위 종목의 시장 대비 초과수익 (월 기준, 사전 진단)

설계 원칙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였어요. 지표 1개, 안전장치 0개, 조건부 필터 0개. 바로 앞 계열이 “이익으로 배당을 감당하는가”라는 안전장치를 붙였다가, 그 장치가 수익의 원천을 54.8%나 깎아먹어 폐기됐거든요.

규칙은 이래요. 매월 말 배당수익률 상위 20종목을 같은 금액씩 담고, 다음 달 말에 갈아타요. 자본은 1억원. 체결은 신호가 난 다음 날 가격으로 잡아서 미래 정보가 새어 들어가지 않게 했어요. 가격제한폭, 거래대금 상한, 상장폐지, 시기별 거래세를 모두 반영했고요.

종목 수 20개는 성적이 가장 좋아서 고른 게 아니에요. 여러 개를 돌려 보고 제일 좋은 걸 고르면 우연이 섞이니까, 백테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필요 수익 하한선 공식을 못박아 두고 그 선을 넘는 값 중 가장 분산된 것을 택하기로 정해 뒀어요.

통한 것

지표이 전략직전 최고 전략코스피
연복리수익13.87%10.33%0.60%
샤프 지수0.7470.625
최대낙폭−24.24%−24.01%
후반부 수익+6.44%+1.61%
최고 10개월 제거 후+1.83%+0.51%0.605%
알파 t값2.9592.707
2011~2019년 백테스트 결과 (자본 1억원, 월 리밸런싱)

아래 두 줄이 특히 중요해요. 직전 최고 전략이 죽은 게 바로 그 두 항목이거든요.

후반부 수익은 “옛날에만 통하던 것”을 걸러내는 기준이에요. 검증 구간을 반으로 갈라 뒤쪽 절반에서도 초과수익이 남는지 봐요. 직전 전략은 +1.61%로 간신히 버텼는데 이 전략은 +6.44%였어요.

최고 10개월 제거는 108개월 가운데 가장 좋았던 10개월을 지워도 시장을 이기는지 보는 검사예요. 몇 달의 대박에 기댄 전략을 걸러내죠. 직전 전략은 +0.51%로 기준(0.605%)에 못 미쳐 탈락했고, 이 전략은 +1.83%로 넘겼어요.

거래비용을 3배로 올린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초과수익의 83%가 남았어요. 통과 문턱은 50%였고요. 아무렇게나 만든 포트폴리오 300개와 견줬을 때는 100퍼센타일, 그러니까 300개 전부보다 나은 성적이었어요. 위험 한도 검사에서도 최대낙폭 −18.1%, 변동성 17.0%로 각각의 한도(−35%, 22%) 안에 들었고요.

통하지 않은 것

성적표가 이렇게 좋았는데도 이 전략은 실제로 굴릴 수 없었어요. 담을 수 있는 돈의 크기가 문제였거든요.

전략에서 만질 수 있는 값은 두 개뿐이었어요. 종목 수와 유동성 기준. 그런데 둘 다 막혔어요.

  • 종목 수를 20에서 25로 늘리면 담을 수 있는 돈 문제는 좀 풀려요. 그런데 25종목에서는 미리 등록해 둔 필요 하한을 넘지 못해요(+0.640%p < 필요 +0.716%p). 성적이 안 나온다고 나중에 기준을 바꾸는 건 사전 등록 제도를 없애는 일이고요.
  • 유동성 기준을 올려도 담을 수 있는 돈이 늘어요. 그런데 한 칸(3억→5억)만 올려도 초과수익이 +0.827%p에서 +0.548%p로 떨어져서 채택 기준이 깨져요.

두 값의 조합 48가지를 전부 재 봤어요. 살아남은 좌표는 한 개였고, 그건 이미 백테스트를 마치고 막혀 버린 바로 그 좌표였어요. 새로 제안할 수 있는 좌표가 0개라는 뜻이죠.

유동성 기준모집단 평균수익채택 관문(t≥2)최고 여유
3억+0.550%/월통과+0.095%p — 유일 생존
4억+0.492%/월통과−0.091%p
5억+0.432%/월탈락−0.244%p
6억~10억+0.395 → +0.232%/월전부 탈락−0.209 → −0.332%p
유동성 기준별 붕괴 (여유 = 실측 초과수익 − 필요 하한)

새로 제안할 좌표가 없다는 건 곧 다음 버전을 만들 수 없다는 뜻이에요. 심사에서 지적이 나오면 보통은 다음 버전에서 고치는데, 이 전략은 고치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했어요. 성적이 나빠서 죽은 게 아니라 고칠 수가 없어서 죽었어요.

무너진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었어요. 유동성 기준을 올릴 때마다 후보 집단 자체의 평균 수익이 계속 떨어져요(0.550 → 0.232%/월). 한국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한 배당주일수록 그 집단의 평균 수익이 낮다는 뜻이고, 이건 이 전략만의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커요.

이 대목은 전략을 고르는 일과 실제로 굴리는 일이 다르다는 걸 보여 줘요. 백테스트 성적은 얼마나 큰 돈을 담을 수 있는지를 말해 주지 않아요. 같은 수익률이라도 1억원으로 낸 것과 100억원으로 낼 수 있는 건 다른 이야기인데, 그 차이는 성적표 어디에도 적히지 않거든요.

마지막으로 남은 질문이 하나 더 있었어요. “배당 전략은 그냥 밸류 전략의 다른 이름 아닌가?” 기존 밸류 전략이 이미 들고 있는 40종목을 매달 후보에서 빼고(월평균 22종목이 빠졌어요) 남은 종목으로만 다시 뽑아 봤어요. 남은 초과수익은 +0.403%p, t값은 1.46이었어요. 사전 등록 기준(t≥2)에 못 미치니 원래 수익의 51%는 기존 전략이 이미 갖고 있던 몫으로 판정됐어요.

다만 반대 증거도 같이 남겨 둬요. 그 남은 수익은 검증 구간 전반부에는 정확히 0(t=−0.06)이고 후반부에만 뚜렷해요(+0.821%p, t=2.06). 전 구간 t=1.46은 전반부의 0이 후반부를 희석한 결과예요. 정확히 말하면 “차별화된 수익이 없다”가 아니라 “차별화된 수익은 후반부에만 있다”예요.

이 표가 말하지 않는 것

  • 과거 수익률이 앞으로를 보장하지 않아요. 이 기록은 2011~2019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거예요.
  • 생존편향 — 백테스트 엔진은 상장폐지 종목을 표본에서 지우지 않고 폐지 시점까지 들고 있던 것으로 처리했어요. 다만 폐지 직전 정리매매 체결가는 실제로 팔 수 있는 가격과 다를 수 있어요.
  • 거래비용은 시기별 거래세와 수수료를 반영했지만, 20종목을 매달 갈아탈 때 실제로 시장에 주는 충격까지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어요. 그래서 3배 스트레스 테스트를 따로 돌렸어요.
  • 검증 구간이 9년(108개월)이에요. 이 기간에 없던 유형의 시장에서 어떻게 되는지는 알 수 없어요.
  • 이 전략은 폐기했어요. 여기 적힌 성적은 굴릴 수 있는 전략의 성적이 아니라, 굴릴 수 없다고 판정된 전략의 성적이에요.

데이터 출처

  1. 전략 계열 cash_yield_core 최종 리포트 — 2026-08-15 종결. 백테스트 구간 2011-2019
  2. 한국거래소 일별 시세 — 2010-01-04 이후 전 거래일. 체결가·거래대금·상장폐지
  3. 금융감독원 DART 정기보고서 — 재무 항목

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를 정리한 자료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. 표의 숫자는 위에 적힌 기준일 시점의 값입니다. 계산식과 데이터 출처는 데이터·계산식에 있습니다.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.